애너하임 통합교육구 한인 인종학 수업, 정체성·다문화 이해 높여
“꿈나무가 크게 자라려면 여러분의 뿌리를 알아야 합니다.” 미국 고등학교 최초로 애너하임 통합교육구에서 시작한 ‘한인 인종학(Korean American Studies)’ 수업이 한인 청소년의 정체성 함양에 효과를 내고 있다. 13일 온라인매체 LA이스트는 애너하임 통합교육구 한인 인종학 수업 현장 분위기를 전하며, 한인 등 여러 고등학생이 그동안 몰랐던 한인 이민사 배우기에 한창이라고 전했다. 한인 인종학 수업이 한인 차세대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정신적 유산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현재 한인 인종학 수업을 이끄는 제프 김 교사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30분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은 애너하임 통학교육구 7개 고등학교 학생 약 40명이 듣고 있다. 학생 중 상당수는 한인이다. 제프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한인 이민사 120년 역사를 1년(2023~2024학년도) 과정으로 가르친다. 어바인통합교육구 교육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 교사는 지난해 최초로 만들어진 K-12용 한인 인종학 커리큘럼 교재를 활용한다. 매체는 지난 8월 9일 미국 고등학교 최초로 개설된 한인 인종학 수업이 학생들을 120년 전 과거로 인도한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1903년 1월 13일 최초 한인 이민선 갤릭(Gaelic)호를 타고 하와이 호놀룰루항에 도착한 이민선조 102명 이야기부터 일제강점기 조국독립과 한인 2세 자녀교육에 헌신한 한인 이야기를 배운다.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활약한 김영옥 대령, 올림픽 다이빙 금메달리스트 새미 리 박사 등 미국을 빛낸 한인 2세 활약상도 빠지지 않았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쓰는 K팝 등 한국 문화 열풍은 자부심도 심어준다. 학생들은 한인 이민사의 아픔으로 기록된 1992년 4.29 폭동 역사도 배우고 있다. 수업을 이끄는 김 교사는 한인 이민사를 가르치며 “뿌리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한인 인종학 커리큘럼 교재 내용과 함께 “이민자 후손인 여러분 가족의 ‘이야기’도 찾아보라”고 말한다. 학생들의 부모, 조부모가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하면서 겪은 과정과 도전 자체가 곧 한인의 역사여서다. 9학년인 시온 이는 “한인 인종학 수업을 시작하면서 나 자신과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더 알고 싶어졌다”며 변화된 모습을 전했다. 한인 인종학 수업은 다민족·다문화 구성원 간 이해를 높이는 효과도 내고 있다. 현재 수업을 듣는 학생 4명 중 1명은 비한인으로 이들은 한인 이민사와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10학년인 길레모 카스트로는 “한인 이민사는 한인만의 이야기가 아닌 위대한 미국 역사”라며 “이 수업을 통해 여러 문화가 미국의 역사를 일궈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미국 다문화 한인 인종학 한인 이민사 한인 이야기